
김민지작가
영아티스트
일상에서 발견할 수 있는 단면에 드리워진 빛이나 어떤 사물에 흡수되고 반사된 빛에 관심을 가져 왔다. 2021년부터 최근까지는 평소 주변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아파트의 단면과 석양빛이 특정한 시간대에 다르게 다가오는 경험을 토대로 프레임 안에 그 순간을 재구성하고 있다. 어렸을 적부터 왜인지 해 질 무렵 석양의 빛깔에 매료되었다. 2021년 1월, 어느 날 평소처럼 일과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던 길 고개를 들어 위를 바라봤다. 그때 마치 시간이 멈춘 듯한 정적인 빛을 마주하였고, 그 빛은 아파트 단면에 비친 것이었다. 작업은 석양빛이 아파트 단면과 만나 외형을 가지게 되었다는 가정에서 시작된다. 그 장면을 마주한 짧은 시간 동안, 수많은 생각들이 잠시 멈추는 듯 했고, 단지 하늘에 드리워진 석양빛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감각들이 선명해졌다. 아파트의 단면은 계절적으로 시간의 차이는 있지만 대체로 오후 4시부터 늦으면 오후 7시까지의 시간의 흐름에 따라 다른 모습을 보인다. 이러한 빛의 미묘한 변화를 바라보면서 미세한 떨림을 느끼게 되었고 이는 작업의 중요한 요소가 되었다. 아파트 단면에 담긴 빛을 작업에 담아냄으로써 과거의 순간을 현재에도 다시금 떠올릴 수 있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찰나의 발견한 석양빛이 주는 그 순간의 감정과 경험을 재구성하고자 하였기에 작업 과정에서는 그때의 감정을 다시 상기시키며 그 감정이 사라지기 전에 빠르게 그려낸다. 단순히 사실적인 재현과 묘사보다는 그 상황 속에서 감정의 동요를 일으킨 요소들을 가져와 작업에 녹여내고자 하는 태도를 가지기 위해 고민한다. 투과성을 가진 견을 바탕으로 그림을 중첩하며 빛의 움직임을 표현하기도 하며, 전통적인 동양화 재료인 견을 활용하여 다양한 실험을 하며 작업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