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연작가
평면
팍팍한 일상에서 바쁘게 살다보면, 문득 자연이 그립다고 느껴질 때가 있다. 싱그러운 풀내음, 나무숲 사이의 청량함, 쌉쌀한 흙냄새까지 자연에서 멀어지면 멀어질수록 자연 속 휴식을 끊임없이 꿈꾼다. 마음 속에서 꿈꾸는 자연의 모습은 어떨까. 상상 속에 그려보는 자연의 모습을 캔버스 속에 비밀스럽게 풀어놓는다. 나의 정원은 상상 속 정원이자, 무의식의 저편에 숨은 은밀한 세계이다. 나는 자연을 갈망한다. 고향을 떠나 이 도심 한가운데 살아 온지 몇 해가 지나도록, 자연을 잊어본 적이 없다. 나의 작품에서 사람이 자연이고 자연이 곧 사람으로 느껴지는 것은 인간 본연의 고향으로서의 ‘에덴’, 즉 파라다이스를 꿈꾸는 우리 자신 깊숙이 내재한 반응일 것이다. 나의 정원은 밀림과도 같은 인간의 세상과 비교되면서, 평화로운 삶의 향연을 노래하는 것처럼 보인다. 나의 에덴은 그러므로 평화롭다. 유독 곡선적인 조형요소들이 많이 사용된 것도 그런 정감을 유발시키며, 모든 관계들이 적대적인 것이 아닌, 연결된 고리들로 이어져 있고 식물과 동물과의 혹은 인간과 자연과의 소통이 자유롭고 낭만적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이다. 수많은 드로잉 작업을 통해 다양한 식물과 동물 그리고 새로운 자연의 공간을 창조하고, 그 위에 색을 입힌다. 추상적인 자연의 모습과 사실적인 자연의 모습이 더해지고, 여기에 다양한 색의 변화가 또 다른 자연의 모습을 만들어낸다. 내가 초대한 이 상상 속 공간이 모두가 행복하길 바라는 삶의 정원으로 공감할 수 있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