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승연작가
평면
언제나 그림을 사랑했지만 한편으로는 그만큼 미워하기도 했다. 흰 여백과 마주할 때면 내가 속한 예술이라는 분야에 걸맞게 엄청난 것을 이뤄내야만 한다는 두려움이 덮쳤다. 그러나 여전히 작업을 지속하며 미술이라는 분야에 발 담그고 있는 것은 그림을 '그리는' 것이 즐겁기 때문이다. 결국 그린다는 그 행위 자체가 미술을 지속하는 이유이며, 작업의 의미이다. 언어보다 더 솔직한 형태로 나를 내보이는 과정. 내 모든 감각이 곤두세워져 나오는 그 움직임을 위해 작업을 지속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