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은작가
평면
본인은 2016년부터 현재까지 초기 자연물에서 우연히 찾게된 '생명'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음식에 사용되는 흔한 채소와 인체를 섞으며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음식을 먹는 행위는 사소하고 반복적인 일상이기에 생활이라는 무게에 묻혀 버리게 되는데, 한동안 먹은 음식소재들을 그림으로 그리다 보니 인간의 육체는 온전히 음식에 의거하고 있다는 것을 직시하게 되었다. 그러므로 다양한 종의 채소들과 인체 기관을 섞어 그리는 작업에서 본인은 모든 생명체들이 서로 다른 종이라도 비슷한 형태를 가지고 있으며, 옳고 그름 아름답고 추함 같은 분별지식을 너머 이 모두가 하나의 생명이라고 보게 되었다. 종간의 경계를 허물어트린 본인의 그림에서 몸으로서 ‘나’는 채소이기도 채소가 ‘나’이기도 하다. 실제로 물리적, 생물학적 연결성을 차지하더라도 우리는 옛 생명들의 혼합물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