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은작가
평면
자연을 제제로 삼아 멈춘듯하지만 움직이는 시간의 흐름을 그리는 작업을 한다. 삶을 살아가는 과정 속에서 누구도 완전하지 않기에 서로는 끊임없이 소통하길 원하며, 타인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각자의 부족함을 인지하고 채우면서 살아간다. 그리고 서로 다른 삶이 섞이는 과정 속에서도 각자가 ‘자연스럽게’살길 바란다. 그렇다면 ‘자연스럽다’는 것은 어떤 것일까. 인위적인 것이 아닌 본연의 모습이라는 의미로 사용되는 ‘자연스럽다’라는 표현이 산, 바다, 식물등의 그 자연과 닮았다는 의미에서 시작되었다는 것을 생각하면서 쓰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그들은 멈춘듯 하지만 끊임없이 움직이고 있으며, 말이 없지만 그들만의 방식으로 소통하고 화합하며 성장해 나간다. 우리도 모두 자신만의 때와 속도, 그리고 삶의 방식이 있을 것이니, 삶을 지속하는 과정 안에 ‘자연스럽다’는 것은 ‘자연과 닮아’ 있는 모습일 것이라 깨닫게 된다. 고요하지만 요란한 소리, 멈춘듯하지만 역동적인 움직임. 그림에 담고자하는 자연이 던지는 물음과 모순들이다. 그들의 역동적인 생명력. 살아있다는 것은 그 속에 시간이 물줄기처럼 흘러가고 있다는 것이다. 그림 속에서 물감은 그저 물의 흐름을 타고 서로 다른 색이 만나 섞인다. 시간과 물은 흐른다는 공통된 성질을 갖고 있음을 표현한 것이며 더 나아가 색들의 만남은 삶 속에서 이루어지는 너와 나의 만남, 관계 형성일 것이라 생각한다. [Instagram] @na_do_tura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