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가현작가
평면
도시 속 불완전한 공간을 마주하며]
도시는 빠르게 성장하지만, 그 틈새에는 멈춘 듯한 시간이 존재한다.
가림막에 가려진 공사장, 버려진 폐허, 방치된 공터와 같은 공간들은 도시의 치열한 흐름 속에서 잠시 멈춘 장소처럼 보인다.
대다수의 사람은 소음과 먼지로 가득한 이러한 공간을 무심코 지나치지만, 작가 본인은 지나칠 수 없었다.
스쳐 지나치지 못하는 자신의 감정에 귀 기울이고자, 작가는 도시의 산책자가 되어 도심 속 불완전한 공간들을 수집하고 디지털 드로잉으로 기록해 나갔다. 반복되는 관찰의 과정 속에서 작가는 그 불완전한 공간들이 자신과 닮아 있음을 느꼈다. 견고하고 완성된 주변 건물들과 달리, 공사장의 불안정하고 미완성된 모습은 어딘가 미숙하고 흔들리는 작가 자신의 내면을 반영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러한 결핍은 단지 부정적인 상태로 머물지 않았다. 오히려 미완성이라는 상태는 가능성을 품은 잠재적인 장소로 다가왔고, 스스로의 불안정함을 마주하며 이를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게 되었다. 공사장은 그렇게 결핍을 넘어, 변화와 성찰의 출발점이 되었다.
작품 속에 등장하는 ‘토끼 소녀’는 작가의 알터 에고(Alter Ego)이자, 감정의 매개체로 기능한다. 토끼 소녀는 도시 속 틈새에서 머물고, 바라보고, 길을 잃기도 하지만 다시 앞으로 나아간다. 이는 불완전한 공간 속에서 자아를 탐색하고 감정을 응시하는 작가 자신의 내면 여정을 상징적으로 구현한 것이다.
작가는 익숙한 일상 속에서도 쉽게 지나칠 수 있는 감정과 풍경에 시선을 멈춘다. 그리고 그 안에 담긴 불완전함과 조용한 이야기를 시각화함으로써, 도시의 틈새에서 발견한 감정의 지형을섬세하게 건네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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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력>
2021 동덕여자대학교 회화과 학사 졸업
2021 홍익대학교 일반대학원 시각디자인과 석사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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