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라작가
평면
현대에서 사라져가는 풍경에 관해 관심을 둔다. 대부분의 풍경은 태초의 자연환경 위 인간이 쌓아 올린 구조물로 완성된다. 풀을 갈아 땅을 만들고, 건물을 올리며 원래의 모습은 점차 희미해진다. 우리 사회는 인간과 환경이 공존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작가는 이렇게 불균형한 상황이 정말로 공존이라고 할 수 있는가에 대하여 의문을 제기한다. 이러한 의문에서 시작하여 스스로 만든 가상의 풍경을 그려낸다. 풍경은 풀과 빙하가 같이 그려지거나 그 위로 사람들이 지나다니는 등 함께 어울리기 힘든 요소들의 공존으로 이뤄진다. 또한 하늘의 색은 현실과는 다른 색으로 표현된다. 그것들은 모두 현대에서 사라져가는 대상이라는 공통점을 지닌다. 사라지는 것들이 모여 또 하나의 새로운 풍경을 만들어내게 된다. 환경의 사라짐은 가늠하기가 어렵다. 마치 어렸을 적 문방구에서 재미로 샀던 거대한 지우개와 같다. 닳는 줄을 모르고 썼다가 어느 순간 통째로 없어져 버리는. 지우개처럼 다시 살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현실은 그렇질 못하다. 우리의 풍경은 조금씩, 착실히 지워져 나가고 있다. 작가는 이러한 문제를 인식하고 사라지는 대상을 작품을 통해 담아내고 기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