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IST ROOM

손은빈작가

평면

나의 작업은 실제의 경험을 감정 중심으로 응축해서 남기기 위한 것이다. 나는 오랜 기간, 나의 모든 경험을 전부 세세하게 기록해야 한다는 강박을 갖고 있었다. 사실상 불가능한 과제를 두고 우뇌(憂惱)하다 시작하게 된 것이 이 그림들이다. 경험을 기록하되, 당시에 느꼈던 기분을 캔버스 안에 붙잡아 놓기로 했다. 경험 자체는 다소 추상적으로 표현하면서, 캐릭터를 통해 나의 감정을 구체적으로 나타내려고 했다. 그림 작업은 미디엄에 섞은 물감을 나이프로 떠서 캔버스에 ‘올려놓는’ 느낌으로 하고 있다. 이렇게 그림을 그리고 있으면 마치 쿠키 위에 아이싱을 하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아이싱은 장식적인 목적 외에 과자가 마르지 않게 하기 위해서도 쓰인다고 한다. 겉으로만 보면, 내 그림과 아이싱 쿠키의 느낌은 크게 비슷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도 그림이라는 장식적인 목적과 함께, 그곳에 기록한 내 감정이 날아가지 못하게 아이싱 하고 싶었던 것 같다. 관성적으로 고집해왔던 기록의 방식에서 탈피하면서 나는 해방감을 느끼게 되었다. 나에게는 그림 작업이 ‘기록에 대한 강박으로 부터의 자유’라는 의미로 다가오게 되었다.

나의 작업은 실제의 경험을 감정 중심으로 응축해서 남기기 위한 것이다. 나는 오랜 기간, 나의 모든 경험을 전부 세세하게 기록해야 한다는 강박을 갖고 있었다. 사실상 불가능한 과제를 두고 우뇌(憂惱)하다 시작하게 된 것이 이 그림들이다. 경험을 기록하되, 당시에 느꼈던 기분을 캔버스 안에 붙잡아 놓기로 했다. 경험 자체는 다소 추상적으로 표현하면서, 캐릭터를 통해 나의 감정을 구체적으로 나타내려고 했다.
그림 작업은 미디엄에 섞은 물감을 나이프로 떠서 캔버스에 ‘올려놓는’ 느낌으로 하고 있다. 이렇게 그림을 그리고 있으면 마치 쿠키 위에 아이싱을 하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아이싱은 장식적인 목적 외에 과자가 마르지 않게 하기 위해서도 쓰인다고 한다. 겉으로만 보면, 내 그림과 아이싱 쿠키의 느낌은 크게 비슷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도 그림이라는 장식적인 목적과 함께, 그곳에 기록한 내 감정이 날아가지 못하게 아이싱 하고 싶었던 것 같다.
관성적으로 고집해왔던 기록의 방식에서 탈피하면서 나는 해방감을 느끼게 되었다. 나에게는 그림 작업이 ‘기록에 대한 강박으로 부터의 자유’라는 의미로 다가오게 되었다.


2023 APS 단체전 (갤러리라메르, 서울)
2023 작업 계기와 작업물을 수록한 책 '안녕, 오랜만이네' 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