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준작가
입체
나의 작업은 새로운 형태에 대한 압박, 스트레스에서 시작되었다. 나는 항상 새로운 형태에 집착하고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려 노력하였다. 기존에 무수히 많은 형태들이 만들어지고 있었으며 작업을 진행함에 있어서 물레성형 기법을 주로 사용하던 나는 형태적인 한계점에 항상 직면하게 되었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나는 예로부터 제작되던 형태들에서 그 해결점을 찾아보려 한다. 화병, 주병, 사발 등 기(器)의 형태들은 내외부로 그 쓰임에 최적화되어 제작돼 왔으며 대부분의 형태들은 내부의 형상과 외부의 형상의 차이점을 찾아볼 수 없었다. 나는 이러한 기의 형태들이 지니고 있는 내부의 공간에 호기심을 가지고 바라보기 시작하였다. 기의 내부의 공간, 항상 외부로 드러나지 않고 있는 신비롭고 웅장한 공간으로 나는 이 공간을 외부로 노출시킴으로써 오는 새로운 시각적 효과를 기대한다. 기(器) 가 지니고 있는 고유한 형태의 일부분을 면제로 바꾸어 보여줌으로써 그 부분은 공간으로써 노출되고 실존하지는 않는 부분이지만 면제들이 제시하는 선들과 우리들의 인식 속 기(器)의 형태들로 인해 자연스럽게 형태가 완성된다. 이렇듯 형태의 일부분을 공간으로써 노출시키면서 보는 이로 하여금 그 형태를 자연스럽게 상상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기(器)의 형태들을 판제와 공간을 이용하여 표현하면서 나는 새로운 형태에 대한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나만의 영역을 구축해 나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