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소현작가
영아티스트
저는 '상처를 품은 것들의 아름다움'을 주제로 작업합니다. 상처는 숨겨야 할 부끄러운 것이 아니라 불행과 싸워온 흔적이며, 그 자체로 존엄하고 위대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므로 감추기보다 드러내는 회화를 지향합니다. 유화 물감을 두텁게 쌓은 뒤 칼로 긁고 파내어 화면에 '상처'를 냅니다. 화면을 긁으며 드러나는 생채기 속에 상처의 감각을 담고 싶기 때문입니다. 물감이 일그러지고 긁히는 과정은 고통스럽지만, 그 위로 드러난 캔버스의 속살은 묘하게 아름답습니다. 누군가는 상처의 풍경을 아름답게 본다는 시선을 선사하고 싶습니다. 이 작업 앞에 잠시 멈추어 여러분이 각자의 상처를 다정히 바라보는 시간을 갖는다면 그것으로 충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