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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 행사소식

[공지] ‘폼페이 유물전’ 개막 64일만에 10만 관객 찾았다
2024.04.15

 

“제가 그리스 로마 신화에 관심이 많아서 폼페이 전시는 꼭 가봐야겠다 생각했는데, 유물이 너무 생생해서 깜짝 놀랐어요.”

 

서울 여의도 더현대서울에서 열리고 있는 ‘폼페이 유물전-그대, 그곳에 있었다’가 개막 64일 만인 19일 관람객 10만명을 돌파했다. 이날 전시장을 찾은 10만번째 관람객 남하현(72·서울 북아현동)씨는 “전시 마지막에 영상과 함께 전시된 ‘젊은 여성의 캐스트’를 보고 삶과 죽음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갖게 됐다”며 “온 가족 데리고 한 번 더 오고 싶은 전시”라고 말했다. 함께 온 친구 권순례(70·경기 시흥시)씨는 “프레스코 벽화가 가장 인상적이었다. 다른 전시에서 본 벽화는 색이 많이 바래졌는데 여기서 본 벽화는 질감과 색감, 디테일이 고스란히 살아있다”고 감탄했다.

 

지난 1월 개막한 전시는 하루 평균 관람객 1640명으로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10일엔 3582명이 찾아 일일 최다 관람객을 기록했다. 2000년 전 고대 로마인들의 화려한 삶과 어우러진 폼페이 작품을 한국에서 즐길 기회인 데다, 나폴리 국립 고고학 박물관 소속 고고학자 마리아루치아 자코가 엄선한 유물이라는 점이 기대감을 높였다. ‘한국의 곰브리치’라 불리는 미술사학자 양정무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가 전시 감수와 오디오 가이드 해설을 맡아 화제가 됐다.

 

전시기획사 CCOC가 지난 주말 전시장에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 관람객들은 가장 감명 깊게 본 작품으로 ①젊은 여성의 캐스트 ②프레스코 벽화 ‘춤추는 마이나드’ ③젊은 디오니소스의 거대 두상을 꼽았다. 엎드린 채 마지막을 맞은 젊은 여성의 캐스트는 폼페이 최후의 순간을 재현한 몰입형 영상과 함께 전시 막바지, 출구 바로 앞에서 만날 수 있다. 대리석 조각과 벽화, 그릇과 항아리처럼 그들이 누린 화려한 삶과 문화에 감탄하던 관람객들이 이곳에 이르러 조용히 눈물을 닦는 광경을 목격할 수 있다. 소셜미디어에는 “영원한 것은 없다는 깨달음과 삶의 덧없음을 생각하게 한다”는 감동 후기가 속속 올라온다.

 

희생자의 모습을 본뜬 캐스트는 화산 폭발 당시의 참혹함을 보여준다. 1800년대 폼페이 발굴 책임자였던 이탈리아 고고학자 주세페 피오렐리가 화산재 속 빈 공간에 석고를 부어 시신마저 사라진 희생자의 형태를 복원했다. 유독 가스 때문에 사망한 시신 위로 화산재가 쌓였고 시간이 지나면서 시신은 부패해 사라졌지만 단단하게 굳은 화산재 때문에 실루엣이 그대로 남았다. 10만번째 관람객 남하현씨는 “캐스트 제작 과정을 몰랐는데, 전시장 벽면 그림과 자세한 설명을 보고 알게 됐다”고 했다.

 

한 30대 관람객은 폼페이에 남겨진 낙서의 한 구절이 뭉클하게 와닿았다고 후기를 남겼다. “영원한 건 아무것도 없어요. 태양은 밝게 빛났다가 금세 수평선 아래로 사라지고, 가득 차오른 달은 여지없이 다시 기울고, 거친 바람은 결국 잦아들게 되니까요.”

 

이번 전시는 조선일보사·나폴리국립고고학박물관·CCOC 공동 주최로, 나폴리국립고고학박물관이 소장한 대리석 조각상, 프레스코화, 청동 조각, 장신구, 사람 캐스트 등 폼페이 유물 127점을 전시한다. 관람료 성인 2만원. 어린이·청소년 1만5000원. 조선일보 독자는 아래 지면에 실린 ‘40% 할인 쿠폰’을 오려가면 1장 2인까지 40% 할인가에 관람할 수 있다. 전시는 5월 6일까지.

 

허윤희 기자 ostinato@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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