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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이 왜 수많은 기억 중 '동그란 대상에 대한 기억에 흥미를 갖고 작업을 했는지'에서 출발한다. 이 출발선상에서 시작한 작업을 통해 본인의 동그란 물체에 대한 기억을 특정한 대상으로 집약해 보고자 했으나, 그 대상에 가까이 다가갈 수 록 형상은 더 불분명해지고 한가지로 결론짓기 어려워졌다.  2020년 초반에 시작한 작업에서는 화면에 단순하게 어떠한 대상을 탐구하고 기억해냈는지 유추할 수 있는 보다 분명한 형상이 등장했다. 그러나 2020년도 후반부로 갈수록 '이 형상이 과연 한가지 특정한 대상에서 비롯된 것인가' 의문이 생겼고 이에 명확한 해답을 찾기 위해 기억과 생각의 폭을 넓혔으며, 화면에는 본인도 모르게 비정형의 형상들이 계속해서 추가되기 시작했다. 비정형의 형상들도 결국엔 나의 기억 어딘가부터 시작되어 조형적 처리를 거쳐 화면에 등장하게 된 것이다. 동그란 형상에서 비롯된 기억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계속 작업하면서 오히려 스스로 작업적 소재를 단순하게 얽매고 있던 것은 아니었나 생각이 들었다. 이러한  작업적 고민을 통해 화면에 그리는 대상을 한가지 범주로 묶지 말고 '무엇이든 가능한 물체'로 설정하여 작업의 폭을 넓히고 조형적으로도 보다 자유롭게 화면에 주제를 담아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