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IST ROOM

권연령작가

영아티스트

순간을 기록하는 조각가 권연령입니다. 우연히 마주한 장면 속에서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그 찰나를 돌에 새기는 작업을 합니다. 학부 시절, 바람이 빠진 농구공의 사진을 보고 바람이 빠지면서 생긴 우연한 곡선이 아름다워 보였습니다. 그러나 그 형태는 일시적이기에, 저는 그 찰나를 대리석에 기록함으로써 오래도록 붙잡아두고자 했습니다. 그렇게 시작된 작업은 바람이 빠진 공의 형태를 재현하는 작업에서 출발했습니다. 바람이 빠지는 부분에 테이프를 붙여 찰나를 붙잡아 보는 시도를 대리석에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현재는 밟는 순간 찌그러진 공의 형상과 그 위에 남겨진 발자국의 흔적을 표현하거나, 바람이 빠질 수 없는 야구공이 만약 바람이 빠진다면 어떤 모습일지를 상상하여 조각하는 작업에도 도전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 작업들을 통해 사라지는 것들, 붙잡을 수 없는 순간들에도 충분한 의미가 있음을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관람자들이 제 조각을 통해 익숙한 사물과 순간들을 다르게 바라보고, 일상의 미세한 변화 속에서도 새로운 감각을 발견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