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IST ROOM

이현지작가

영아티스트

철가루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자연스럽게 부식되며, 부식은 물질적 욕망의 쇠퇴와 감정의 소멸을 상징한다. 반복적인 인쇄 과정이 특징인 판화에서는 철가루의 물리적 흔적과 시간성을 강조하여 무의식적인 욕망의 잔재와 소비의 흔적을 드러내는 한편, 회화에서는 철가루가 만들어내는 부식된 질감과 녹슨 색감을 통해 감정의 소멸과 균열을 표현한다. 판화와 회화, 두 매체를 통해 현대인의 소비 욕망과 그로 인한 내면의 공허함을 시각화하고 부식되고 퇴색된 흔적을 따라가며, 사라지는 욕망을 부식된 흔적으로 기록한다. 이를 통해 현대 사회의 소비 구조와 인간 내면의 결핍을 시각적 은유로 풀어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