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IST ROOM

이다현작가

평면

본인은 오랜 기간 서울이라는 도시 속에서 3개의 산과 함께 삶을 지속해오며 사계절 속에서 일어나는 자연의 변화를 오감으로 느낄 수 있었고, 동시에 변화무쌍한 도시에서 다양한 현대 기술의 산물들도 느낄 수 있었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순수 자연과 더불어 인공적인 것을 동시에 받아들이게 되었고, 자연스럽지 않은 것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것은 당연하고 익숙한 것이 되어버렸다. 정신없이 변화하는 도시 사회 체계와 도시 속 인공 환경에 적응하며 얻게 된 과도한 심리적·육체적 피로도로 인해 때때로 도시에서 탈주 하여 순수 자연 영역 안으로 들어가고 싶은 욕구가 생기곤 한다. 감사하게도, 본인은 어린 시절부터 도시와 산이 공존하는 곳에서 거주해오며 이러한 욕구와 피로도를 쉽게 해소할 수 있었다. 순수 자연의 영역에 속해있을 때면 도시의 인공 환경 속에서 자아를 내세워 끊임없이 소비해야 했던 정체성을 회복 시킬 수 있었고, 동시에 진정한 안식을 느낄 수 있게 되었다. 이렇게 획득한 안식은 자연의 본질적인 모습에 대한 관찰과 예술 창작 행위로 이어지며 본인 작업에서 중요한 동기로 적용된다. 이제 자연은 본인에게 있어 특수성이 있는 존재이자 각별한 애착이 가는 대상이 되었고, 자연 그 자체는 인공 문물과 다르게 스스로 수많은 생명 현상을 일으키는 숭고한 유기체로서 받아 들여진다. 본인은 도시의 삶 속에서 ‘자연’을 인식하는데 가장 많은 영향을 주었던 나무의 이미지 작업을 하고 있다. 길거리 어디에서나 보이는 나무의 모습을 관찰하게 되면 다양한 자연 현상에 따라 시시각각 변하는 그 모습과 시간의 흐름에 따라 율동 하는 생명성을 지각하게 된다. 그리고 이러한 지각 현상은 내제되어 있던 예술성을 자극하는 영감으로 발현된다. 본인은 자연을 예술가의 관점으로 미술 회화를 통해 재 구현함으로써 보는 이로 하여금 복잡한 이해관계로 얽힌 현대 시대의 자연 의미를 새롭게 환기하고 그 본질에 대해 돌아볼 수 있도록 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