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혜원작가
평면
각박한 현대시대에 나 자신을 지키는 방법은 약한 내면은 숨기되, 겉모습은 단단하고 강해보이게끔 꾸미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인간관계로 인해 받았던 수많은 고통을 멈추고 싶었다. 완벽한 인간관계를 유지하려 노력했고, 집착했고, 불안해했다. 하지만 그것은 또다른 고통이었다. 고통으로 인한 우울이 내 삶을 잠식하자 더이상 인간관계에 힘쓰고 싶지 않았고, 감정을 낭비하기 싫었다. 누군가를 믿을 수 있을까? 의문이 들었고, 내 마음을 주는 것에 매 순간마다 지쳐갔다. 멀어질까 봐, 잃게 될까 불안했다. 저 멀리 도망가고 싶었다. 어디로든지. 더 이상 나 자신을 다치게 하고 싶지 않았다. '보호'로 시작한 스토리는 '위로', '회피' 순으로 내 내면의 변화를 보여준다. 작업들은 강한 내(외면)가 약한 나(내면)를 상처 받게 하지 않기 위해 보호하는 모습을 담고 있다. 숨고, 가리는 행위는 자존감이 낮은 내면의 나를 표현한다. 플래시를 터트린 것은 어둠 속에 숨어 있는 모습을 순간적으로 포착한 것을 나타낸다. 작품들은 모두 자주 불안에 떠는 나의 심리가 차가운 색감으로 표현되어 있다. 가장 소중하고 지켜야 할 것은 내 자신이다. 내가 나를 사랑하지 않으면 더 큰 고통이 찾아올 것이다. 외로운 싸움을 지속할지도 모른다. 움츠러들지 않고 당당하게 살아가자. 행복해질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