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IST ROOM

김민욱작가

히든아티스트

대학교 졸업 후 올해로 15년째 작품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학부 때 러시아 레핀아카데미에 연수를 다녀온 후 많은 영감을 얻어 주로 인물이나 풍경위주의 구상작품들을 그리기 시작했습니다. 2008년 한국 미술시장에 이례 없는 호황기를 맞아 흔히 얘기하는 잘 그림에 자신이 있었던 터라 사실표현위주의 작업들로 좋은 평가를 받았다고 생각합니다. 그로 인해 아시아프1회부터 3회 정도 출품해서 좋은 결과를 얻기도 했습니다. 몇 년 후 급격히 쇠퇴한 미술시장과 내 작품에 대한 정체성에 많은 혼란을 겪었고 새로운 시도를 위해 홍익대학교 대학원에 입학하면서 팝 성향이 짙은 작품을 시도하기도 했습니다. 3년 정도 새로운 작업에 매진을 했지만 졸업을 코앞에 두고 개인적으로 많은 혼란을 겪은 뒤 가슴속 깊은 내면에 인물에 대한 식지 않은 열정과 그리움을 다시한번 확인하게 되었습니다. 현재 작품으로 홍익대학교 현대 미술관에서 석사 청구전을 마쳤고 현시대의 인물회화에 대한 새로운 시도를 계속 탐구중입니다. 저는 우리가 흔히 스쳐 지날 수 있는 일상적인 누군가의 모습들을 나만의 독특한 정서로 캔버스에 담아내고자 합니다. 커피를 마시거나 샤워를 하거나 낮잠을 즐기기도 하는 익명의 인물들은 나의 친구, 가족, 연인이 되었다가 나를 비추기도 합니다. 주변인물을 소재로 시작한 작업들은 시간이 갈수록 본인도 느끼지 못했던 내면 속 불안한 자아를 끄집어 낸다는 걸 알 수 있었습니다. 저의 작업은 주로 평온한 일상의 이미지를 통해서 닥쳐오지 않은 막연한 불안감을 갖고 사는 현대인을 대변하는 작품을 하고 있습니다. 문명사회를 살아가는 누구라도 도처에 존재하는 불안감에서 해방 될 순 없다고 생각해요. 아이러니 하게도 인간의 편의를 위해 발전된 사회제도를 갖춘 국가일수록 더욱더 지능적인 불안요소들이 존재하거든요. 우리는 하루에도 수많은 이해 불가한 사건들을 마주 하면서 더는 남의 일이 아닌 언제든 내 일상을 파괴할 수 있다는 불안감이 서서히 잠식해오고 있다는 걸 느낍니다. “평온함과 불안감” 이 양면성을 동시에 표현하기 위한 저만의 몇 가지 장치가 있는데요. 우선 평온함을 위해서 전체적인 색감이나 톤은 저 채도의 밝은 색상을 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인물의 포즈나 공간역시 우리가 일상에서 자주 접하는 것들이죠. 그래서 언뜻 보기엔 평화로워 보입니다. 반대로 불안감을 자아내는 요소로는 그림자의 부재, 경직된 수직 수평 또는 일점 투시 구도 ,그리고 점묘로 처리된 그림체를 주로 사용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