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IST ROOM

소지은작가

미디어

하루를 마무리할 수 있는 개인적인 공간에서 시작된 작업이다. 나는 입욕제가 흥미로웠다. 같은 것을 물에 풀어도 소멸되는 과정은 제각각이기 때문이다. 나에게 입욕은 기분을 빠르게 전환할 수 있는 행위이며 입욕제는 그것을 돕기 위한 도구였다. 단단한 입욕제가 물에 풀어지면 내 안의 얽혀있는 모든 것이 같이 풀어지는 듯 편안했다. 이것은 많은 감정 속에 하루를 보낸, 지친 '나'를 달래주는 하나의 방법이었다. 몸을 담그고 입욕제의 소멸을 바라보면 어느새 욕조는 잔잔한 색감과 거품의 질감으로 덮이고, '나'는 반짝이는 우주 속에 덩그러니 있는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