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IST ROOM

황소정작가

영아티스트

나는 동물의 얼굴을 빌려, 인간 내면의 감정과 기억을 그린다. 그들의 눈빛에는 설명할 수 없는 따뜻함이 있고, 웃는 얼굴엔 삶을 지탱하는 다정한 힘이 깃들어 있다. 이들은 단순한 생명체가 아니라, 우리가 잊고 지낸 마음의 조각을 비추는 거울이자, 닿을 수 있는 위로다. 동물은 나에게 있어 ‘긍정적 자아’의 상징이다. 작품 속 캐릭터는 사람과 닮은 듯 낯설고, 낯선 듯 친근하다. 정서적 유대감을 끌어내는 이중적 얼굴은 관람자에게 질문을 던진다. 나는 지금, 어떤 마음으로 살아가고 있는가. 작품을 바라보는 그 순간, 우리는 스스로를 더 진솔하게 마주하게 된다. 나의 작업에서 중요한 축은 ‘빛’이다. 이 빛은 단순한 시각 효과가 아닌 생명력의 비유이며, 치유와 성장의 가능성을 품은 은유다. 어둠 속에서도 빛은 존재하고, 그 빛은 스스로를 회복하려는 의지를 상징한다. 마치 씨앗이 빛을 받아 싹을 틔우듯, 내 작품의 빛 또한 관람자 마음속 잠재력을 두드린다. 전통 동양화 재료인 장지, 분채, 석채를 주 재료로 그 위에 점묘와 캐릭터성을 더해 현대적인 감각을 담는다. 화면을 이루는 점 하나하나는 독립적이지만, 서로 연결되어 전체를 이루는 생명의 맥락을 형성한다. 이는 내가 믿는 세계, 곧 ‘연결된 존재로서의 우리’를 표현하는 방식이다. 작품 속의 주조색인 노랑은 나의 작업 안에서 특별한 의미를 가진다. 태양처럼 따뜻하고, 황금처럼 단단한 이 색은 순수함과 존엄함을 동시에 품고 있다. 그것은 상처받은 이들을 위한 색이며, 동시에 삶을 사랑하려는 이들을 위한 색이다. 나는 동물이라는 상징을 통해 ‘살아 있음’의 감각을 되살리고자 한다. 우리가 가진 감정, 기억, 바람, 희망들을 따뜻하게 품고, 그것들이 다시 빛날 수 있음을 이야기하고 싶다. 이 작품들이 관람자에게 조용한 위로가 되기를, 그리고 언젠가 마음의 어느 자리에 오래도록 머무를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