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IST ROOM

최하나작가

영아티스트

내가 추구하는 초현실주의는 경험의 의식적 영역과 무의식적 영역을 완벽하게 결합시키는 수단이며, '절대적 실재, 즉 초현실' 속에서는 꿈과 환상의 세계가 일상적인 이성의 세계와 결합될 수 있다고 한다. 주로 지그문트 프로이트의 이론을 원용하면서 무의식의 세계를 상상력의 원천으로 간주한다. 인간의 사고는 너무도 복잡해서, 스스로 자신의 마음을 온전히 인식하기 힘들다. 특히 스트레스나 심리적인 불안이 가득한 상태일 때 더더욱 앞을 내다보기 힘들 때도 있다. 하지만 미술은 자아의 기록이 시각적인 이미지 안에 농축된 것으로, 자연스러운 창작활동을 하는것은 자신의 내적 경험을 표면적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나는 내 삶을 진정으로 사랑하기 위한 노력을 행함으로써 남모르게 철학을 알아가게 되었다. 삶을 사랑하고 그 과정에서 겪는 오만가지의 감정과 사유 모두가 철학의 일환이다. 철학적 사유란 내가 만나는 다양한 상황에서 질문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이러한 철학적 사유는 ‘나’에서 시작해서 타자(他者), 그리고 세계로 사유의 원이 확장된다. ‘나’는 ‘너’와 상호연결돼 있으며 ‘나’와 ‘너’가 살고 있는 이 사회와 세계에 대해 다층적 물음을 묻고, 무엇이 옳은지 옳지 않은지 판단을 하게 하고, 그 판단에 근거해서 크고 작은 행동을 취하게 한다. 즉, 이러한 사이클이 지속적으로 반복되는 것이 철학적 사유의 그림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오늘 밤 잠들기 전 나의 하루를 돌이켜 보고, 내일의 나를 그려보는 일 또한 분명 가치 있는 철학적 사유다. 그것이야 말로 진정한 철학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그러한 사유와 고민이 철학적 토론을 한답시고 정답이 없는 세상에서 '정답이 무엇이냐'라는 탁상공론보다 훨씬 더 깊이 있다고 생각한다. 갑론을박은 그저 서로를 헐뜯고, 상대의 논리의 빈틈을 찾기 위한 경쟁에 불과하다. 만약 그러한 성취를 통해 본인에 대한 사랑을 얻을 수 있다면 그것 또한 철학이라고 볼 수도 있겠다. 여기서 더하고 싶은 건 정답을 찾으려는 행위에 대한 나의 생각이다. 세상에 정답은 없다. 결론이 없는 세상에 정답이 있을 리 만무하다. 하지만 우리는 이 어려운 순간을 이겨내기 위해 늘 정답을 찾으려 한다. 하지만 그것이 나쁜 건 아니다. 정답이 없는 세상에서 정답을 찾는 '과정' 중에 얻을 수 있는 수많은 경험과 감정이야 말로 삶을 조금 더 단단하게 만들어 주는 건강한 질료라 믿기 때문이다. 나는 누구보다도 철학을 사랑한다. 아리스토텔레스와 니체, 한나 아렌트와 칸트 등 수많은 철학자들이 응집하고 정리해놓은 기록과 주장 또한 애정 하지만 무엇보다 스스로의 삶을 사랑하는 과정을 향한 존경이야 말로 내가 진정으로 철학을 사랑하는 이유임을 다시 한번 새기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