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가영작가
평면
외로움과 우울감에 대한 경험으로부터 출발한 작업의 뿌리는 다음과 같다. 외로움과 우울은 소소한 인간관계 속에서 느끼는 그것 이상으로, 필연적인 것이다. 즉 인간은 각자의 세계 속에서 살아가며 타인의 세계와는 겹쳐질 수 없다는 것이다. 타인과 같아질 수 없기에, 진정한 소통도 본질적으로 불가능하다. 타인에게 공감하려 해도 창문 바깥으로만 바라볼 수 있을 뿐, 타인의 세계로 들어갈 수는 없다. 이러한 생각을 타인은 경험 불가능한 나의 집(방)에 비유해 타인의 세계와 나의 세계가 겹쳐질 수 없으며, 유일하게 창 밖의 풍경으로만 타인의 세계를 관망한다는 이야기를 담았다. 끔찍이도 평온한 자신만의 방에서 우리는 끝없는 외로움과 삶의 딜레마를 만나고, ‘인생은 결국 혼자’가 된다. 하지만 그 방에서 우리는 암묵적인 외로움의 형태를 서서히 바라볼 수 있게 된다. 외로움에 대한 공감은 그러한 바라봄으로부터 출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