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민작가
히든아티스트
Black은 빛을 가두어 물체 본연의 색을 사라지게하고 white를 통해 얻어낸 빛은 이미지와 더불어 서사의 시작점이 된다. 나의 작업 또한 무수히 많은 개인적 서사 중에 하나일 뿐이다. 내가 하는 이야기는 가정을 꾸리게 되면서부터 시작된 가족에 관한 이야기이다. 아들의 취향, 아버지의 여행, 아내의 시간 등 지극히 평범한 소재와 내용들은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이루어 낼 수도 있겠지만 식상함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할 수도 있는 이야기이다. 이것에 대해 그리 신경 쓰고 싶은 생각은 없다. 단지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대상의 경계가 흐려지는 두려움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정확하고 숙련되었던 시야 때문에 갖지 못했던 감동을 느껴 보려고 노력하고 있다. 특히 ‘새벽’이라는 시간이 부여하는 빛의 색감에 관심이 있다. 암흑으로 덮여 있다가 각자의 색을 발현하기 전 찰나의 순간에 뿜어내는 전체를 향한 조율은 감각 이상의 무언가와 내 작업 전반에 걸쳐 추구되었던 완전한 균형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작가노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