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IST ROOM

이지수B작가

평면

instagram @jisooo_drawing 어렸을 때부터 그저 그림 그리는 게 좋았다. 나만의 세계를 하얀 종이 위에 만들어 나갈 수 있다는 게, 누구의 제약도 받지 않고 나의 세계를 창조해 간다는 게 마냥 좋았다. 그렇게 자연스럽게 시작한 미술은 어느새 나의 일상이 되었다. 나는 시간과 흔적, 일상을 그린다. 내가 그리는 모든 것들은 나의 시선이 머물렀던 흔적이다. 나는 시선을 기록하고 공유한다. 나는 작품을 통해 나의 경험을 다른 이들에게 경험할 수 있게 하고자 한다. 일상 속에서 항상 마주치지만 전혀 의식하지 못한 존재. 항상 주변에 존재하지만, 세상의 구석이라 불리는 것들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싶다. 세상의 구성이지만 세상의 구석. 스쳐 지나가는 존재에 대한 이야기이다. 벽돌의 담쟁이, 아스팔트를 뚫고 자라는 식물, 바닥에서 피는 노란 민들레. 바람에도 흔들리는 연약한 존재들이 단단한 돌을 뚫고 어떻게 생명을 움 틔웠나? 나는 ‘존재’들에게 처음에는 무서움을 느꼈다. 이러한 ‘존재’들을 인지함으로써 나의 세계가 ‘존재’들로 채워졌다. 무서움과 두려움을 느꼈던 식물들은 후에 신비롭기도 하고 경이로운 것으로 변하기 시작하였다. ‘존재’들은 변함이 없다. 과거에도 오늘도 세상의 구석에서 자리 잡았을 뿐. 나의 인식이 변하고 나니 나의 세상은 신비로운 것 투성이었다. 집 앞 마당에도, 학교 담장에도, 여행을 떠난 길거리에도 ‘생명력’은 항상 존재했다. 무서움과 경이로움 그 사이. 나는 오늘도 살아있음을 느끼고, 이것을 느끼게 한 ‘생명력’을 다른 이들에게 보여주고자 한다. 작품을 감상한다는 것은 누군가의 우주를 감상한다는 것이다. 나는 계속해서 나의 세계를 보여줄 것이고, 다른 이들의 세계를 경험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