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IST ROOM

송효원작가

평면

내면의 욕구를 숨기며 살아가기 위한 수단으로 짧은 쾌락을 소비하는 현대인의 모습을 그린다. 인간은 관계성을 위한 외부적 요인( 윤리, 법률, 사회적 기준..) 에 순응하기 위해 자신을 억압하며 살아간다. 내면의 순수 욕망을 순화하여 표출하는 과정은 각자의 자의적 판단에 의해 일상 속 사소한 모든 순간에서 드러난다. 작품 속 해체된 형태 속에는 외부와의 충돌과 타협의 과정을 표현한 것으로, 억압을 통해 나아가고자 하는 탐욕과 욕망, 그리고 순수한 본질의 상태로 무너지고 싶은 욕구가 공존하는 상태를 나타낸다. 처음 작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물질만능, 외모지상주의 사회를 주제로 이야기하고 싶어서 였다. 외모에 대한 평가는 타인으로 하여금 개개인의 판단에 의해 왜곡된다. 그것이 긍정적 방향으로 왜곡되었다 하더라도 왜곡되는 것 자체에 대한 위축감과 괴리감으로 인한 괴로움을 느꼈다. 그 오해와 왜곡된 시선을 받았던 경험에서 느낀 혼란스러운 감정을 과장되게 표현하고자 했다. 평면위에 화려한 색감과 면으로 형태를 왜곡시켜 '오류'로 보이게 하였다. 나에게 영향을 준 사람들, 그리고 영향을 받은 나 자신에게 생긴 강박과 시선을 깨고자 하는 시도였다. 이 외적 포장에 대한 이야기를 여러 사람과 나누기 위한 대표적인 매개체로 패션쇼를 떠올리게 되었다. 특히 스테이지와 백 스테이지라는 두 공간에서 나뉘는 이중적인 면을 보여주기 위함이었다. 하나의 목적을 가진 두 장소의 대비가 흥미롭게 다가왔기 때문이다. 오류를 자극적인 시각적 형태로 만들고자 glitzy(현란한), glitch(결함) 두 가지로 해석되는 '글리치'를 적용하여 글리치 효과로 표현했다. 패션쇼 자체에서 볼 수 있는 화려한 이미지와 글리치 효과에서 볼 수 있는 오류효과의 결합은 시선을 끌기에 충분했다. 타인의 시선, 관계에 의해 생긴 이 오류를 사회의 한 일원으로서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 받으며 충돌하고 왜곡하며 살아가는 복잡한 모순에 처한 실존주의적 인간을 유동적인 형태로 제시한다. ‘욕망으로부터의 해방은 없다.’ 계속해서 다양하고 더욱 큰 소비를 지향하는 혼란에 처한 현대인의 현실을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