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혜린작가
평면
상념을 먹고 회한을 반추하며 무채의 세상을 걷는다. 어디에서 온 지 모를 고양이와 눈을 마주친다. 한 순간 카메라의 플래시가 터지듯 풍경은 고정되고, 시간은 멈춘다. 내 눈길에 얼어버린 고양이 한 마리. 길을 걸으려고 뻗은 작은 앞발이 허공에서 멈췄다. 나를 쳐다보며 긴장하는 고양이 한 마리. 웃음이 터진다. 나 까짓 게 뭐라고. 그제야 나는 주변의 낙엽들이 아름답다는 것을 깨닫는다. -[이 땅이 희석되지않도록 展 작가노트 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