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IST ROOM

안소현작가

평면

세상 모든 게 조형이다. 머릿속 형상을 포착하고 화면에 그리며 갖가지 부조를 일으킨다. 근육은 붓을 통한 얇은 촉의 세밀하고 섬세한 감각부터 몸 전체를 쓰는 순간까지 모든 감각을 기억한다. 밖으로 표출되는 '나' 와 안으로 굽어든 '내' 가 존재한다. 그림을 그리는 순간에 몰입하면 난 평면 위에서도 조각을 하고, 조각을 하면서도 회화를 한다.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형상들은 마치 사람이나 배, 문, 숫자, 다리 등 우리가 알고 있는 듯한 형태로 보이지만 숫자라고 해서 수의 의미가 아닌, 길일 수 있고 기호일 수 있으며 색이 주는 감성이자 이성일 수 있다. 반드시 반듯한 방향으로만 바라보는 그림이 아니다. 돌려봐도 좋고 관객이 만져봐도 좋다.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순간성과 시간성이다. 그렇기에 과정을 나눌 수 있는 퍼포먼스 또한 좋아하는 데, 이 둘을 고집하는 이유는 화면에 긋는 선들, 그 순간에 발현되는 힘과 내 눈을, 표현하고자 하는 몸의 움직임과 근육의 긴장이 좋다. 난 작업과 완전히 교류한다. 손에서 시작한 것이 팔과 어깨, 머리카락과 몸, 그리고 발끝까지 전달되는 그 과정들에서 뜨거운 쾌락을 느낀다. 멀리서 조망만 하는 것이 아닌 직접 작업에 개입되는 그 순간을 만끽하고 사랑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