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IST ROOM

신로아작가

평면

안녕하세요, 저는 유화로 그린 캔버스 위에 인간들 사이에 눈에 보이지 않는 관계 혹은 감정들을 담아 내는 작가 신로아라고 합니다. 이번 아시아프에서 선보일 그림들은 제가 학부 졸업 직후 떠난 여행들에서 영감을 얻은 인물화 시리즈입니다. 시리즈 중 가장 큰 작업인 <두 교황 90 x 145 cm, oil on canvas, 2014>은 스페인 여행에서 보았던 사제들과 영화 '스포트라이트'의 내용을 섞은 픽션입니다. 부패한 권력자는 나 아닌 누군가를 자신을 위한 꼭두각시로 만들 수 있습니다. 몇 년 전 한국에서 일어났던 청와대의 정치적 스캔들에서도 권력의 비슷한 면모를 엿볼 수 있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왼쪽에 있는 인물에게는 꼭두각시 옷과 추상적인 몸의 형태를 부여하였습니다. 이는 곧 허수아비 역할을 하는 정치적 인물을 나타내며, 오른쪽에서 실질적인 권력을 가지고 그를 조종하는 인물에게 놀아나는 상황을 비유한 풍자적인 그림입니다. <봄담배>는 이와 대조적으로 여행에서 느낀 평화로운 분위기를 표현하고자 한 그림입니다. 터키의 셀축이라는 한적한 시골 마을에서 담배를 태우던 터키인 할아버지 두 분이 벤치에 앉아 계신 풍경을 최대한 가벼운 선으로만 표현하여 저에게 잠시 잊고 있던 한국의 정취를 느끼게 해 준 터키의 따뜻한 봄날의 산뜻함을 그리고자 하였습니다. 는 여행에서 느낀 고즈넉한 분위기를 표현하기 위하여 색감과 조형을 임의로 바꾸어 구상과 추상의 경계에서 작업하였습니다. 2012년에 여행 차 방문하였던 독일 베를린 지역의 한 공원에서는 사람들이 가벼운 옷차림으로 햇볕을 즐기며 누워 있었고, 그 공원의 차분한 여유와 한적함을 색감과 조형으로써 포착하려 하였습니다. 현재는 ‘인간은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라는 다소 거대한 주제를 가지고 목판 기법을 접목시킨 유화와 판화 위주의 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