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IST ROOM

김혜수작가

평면

나는 드로잉의 즉흥성을 통해 드러나는 잠재의식적인 감정을 탐구하고, 사소한 순간의 불안, 외로움, 수치심, 반항과 같은 다루기 쉽지 않은 다양한 감정을 시각적 비유적 표현들로 드러내는 작업을 한다. 귀엽고 우스꽝스러운 캐릭터들은 관객들을 무장해제 시키는 전략으로, 길쭉한 목, 녹은 손, 건방진 미소와 같은 적나라한 인간 감정의 표현으로 보다 편안히 안내한다. 달갑지 않은 감정들을 잠시 침묵시키고 일종의 다크코미디로 탈바꿈시키는 과정을 통해, 나는 어려운 감정으로부터 분리되고, 캐릭터들은 그들만의 세상과 스토리를 구축한다. 'Documents of Contemporary Art' 시리즈의 한권인 'The Cute'에서, Sianne Ngai의 개념을 빌려 ‘귀여움’의 다른 측면을 탐구하고 싶었다. '귀여움'이란, 못생김의 다른 말로, 결함이 있거나 도움이 필요한 상태를 의미하며, 약자로 보이지만 보는 이로하여 구해야하는 의무를 느끼게 함으로서 실제로는 강자의 위치에 서게 된다. 이러한 캐릭터들은 온순해 보이나 이면에는 사회적 갈등, 저항과 복잡한 감정을 내포하고 있으며, 내가 살아가고 경험하는 사회적 단면을 반영한다. 만화영화처럼 우스꽝스럽고, 비논리적인 작품 속 서사를 통해 관객들에게 삶에 위태로움을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을 제안한다. 열린 결말의 스토리를 통해 관객들에게 그들만의 주관적 경험들을 대입하여 해석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