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IST ROOM

김규학작가

히든아티스트

한적한 시골의 어느 들판이나 숲길, 동네 어귀를 돌아 누군가를 만나러 간다. 모든 것이 적막함 속에 젖어들고 어느덧 시간이 멈추어 버린 듯하다. 산등성이 언덕배기 허름한 동네, 허물어질 것 같은 기와지붕과 담벼락 위에는 하얀 뭉게구름이 걸려있고, 골목 안 오래된 고목나무 아래 아이들이 온종일 뛰어놀고 있었다. 그곳은 내가 살았던 어릴 적 고향이다. '바람'은 흘러가는 구름, 바람이 부는 대로 정처 없이 흘러가는 하얀 뭉게구름, '빛'은 현실 저 너머의 아득한 그리움이다. 현실의 욕망 속에서 숨 돌릴 틈도 없이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바람은 그저 바람처럼 구름은 그저 구름처럼 그렇게 모습을 드러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