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IST ROOM

서진원작가

영아티스트

저는 인간과 사회가 만들어낸 이미지와 정체성의 경계, 그 안에 깃든 혼란을 조형적으로 탐구하는 작업을 해오고 있습니다. 특히 <딥페이크 시리즈>에서는 ‘원본’과 ‘복제’ 사이의 모호한 관계를 중심 주제로 삼아, 복제된 이미지들이 해체되고 재조립되는 과정을 조각 언어로 표현합니다. 이 시리즈에서는 특히 ‘뿐따’(石膏型)를 활용한 석조각 복제 과정을 포함하여, 손과 노동이 투입된 수공예적 제작 방식을 강조합니다. 원본 조각에서 뿐따기법을 통해 석재를 정교하게 복제하는 작업은 단순 반복을 넘어 ‘새로운 원본’을 만들어내는 결정적인 과정입니다. 이 과정에서 인간의 숙련된 노동과 섬세한 손길이 더해져, 기술복제 시대에 사라질 뻔한 조각가의 고유 영역과 창작 태도가 드러납니다. 복제와 재조립을 통한 조형적 실험은, 무한히 복제되고 소비되는 현대 이미지 환경 속에서 진정한 ‘창조’의 의미를 다시 묻는 시도이기도 합니다. 저는 이러한 작업을 통해 관객과 함께 정체성, 진실성, 그리고 이미지의 복잡한 관계에 대해 성찰하며, 앞으로도 재료와 기법의 경계를 넘나들며 새로운 조형적 언어를 확장해 나갈 것입니다.